교육정보

제   목 : 가만한 나날

출판사 : 민음사

저   자 : 김세희 

가   격 : 12,000

  

#책 소개

 

[가만한 나날]은 여러 단편 소설의 내용 중 한 제목을 붙인 책이다. '가만한'이 무슨 뜻인지 한참을 고민하게 만든 책이었다. 국어사전에 찾아보니 가만하다의 뜻으로 '거의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차분하다'였다.

 

8편의 단편 소설이 제시되어 있다. 그건 정말로 슬픈 일일 거야, 현기증, 가만한 나날, 드림팀, 우리가 물나들이에 갔을 때, 얕은 잠, 감정 연습, 말과 키스이다. 마지막 작품 해설을 보면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처음 경험해 보는 일들을 각 소설의 편마다 묶어 두었다고 한다. 작품 해설을 먼저 읽고, 이 소설을 읽으면 의도가 빨리 파악되어 읽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왜 이 이야기를 집어넣었지 하고 한참을 질문하여 책에 집중하지 못하는 잘못은 하지 않을 것 같다.

  

-그건 정말로 슾픈 일일 거야

 

이 이야기는 잔아와 연승, 그리고 연승의 대학 선배이야기다. 연승은 선배 중한이를 나름 동경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일하게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걸어가기 때문이다. 연승도 나름 중한이 선배처럼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더 늦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그만둔 상태이다. 그 때 중한 선배를 만나러 가니, 연승 나름대로 기대를 가지고 가고 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만나는 순간 여지없이 무너진다. 꿈을 뒤쫓는 낭만도, 화려한 모습도 중한 선배한테는 없기 때문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육아의 모습과 단칸방, 그리고 궁색한 삶의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연승이 말하고 싶은 꿈과 관계되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건 정말로 슬픈 일일 거야' 제목이 암시하듯 무엇이 정말 슬픈 일일까? 꿈을 쫓지만, 현실의 장벽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 미래가 어둡다는 사실? 우리의 젊었던 시절에 겪은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현기증

 

상률과 원희가 나온다. 원희의 엄마는 걱정이 많다. 나쁜 꿈을 꾸면 시시콜콜 원희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온다. 원희는 그런 엄마가 싫다. 상률은 가난한 현실의 여건에 맞게 살아가려 한다. 좁은 방에서 공동으로 생활하니 맞지 않아 공간이 분리된 곳을 구하려 한다. 원하던 방을 찾았고, 현실적 여건에 맞게 중고 가전으로 내용물을 채우려 한다. 원희는 자신이 그리던 모습이 아니다. 비록 동거이지만, 신혼 같은 느낌을 받았고, 자신의 신혼같은 삶을 중고 물품으로 구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이사하는 것이 싫었다. 상률한테 그냥 살던 곳 살면 안되냐고 말한다. 하지만, 상률은 이미 계약했고 가전제품도 구입했기 때문에 안된다고 한다. 어느날 엄마에게 전화온다. 신천지 가입한거 아니냐고, 원희는 절대 그런일 없다고 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예전에 엄마한테 절대 남자와 동거할 일 없다고 했다는 사실을, 인생은 장담할 수 없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단해서는 안된다.

  

-가만한 나날

 

나는 첫 출근을 앞둔 일요일, 예전에 친하게 지낸 언니를 본다. 그리고 언니는 사회생활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 첫 출근 시 자신을 프로라는 마음가짐을 가져라고, 그런 자세가 필요하단다. 신입은 총 3명 블로그 후기 마케팅이 주력인 광고대행사이다. N포털에 광고주가 원하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검색 결과를 1페이지 안에 노출시켜야 한다. 광고제품을 광고처럼 안 보이게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최적화 블로그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된다. 신입들에게 첫 블로그를 만들라 한다. 나는 고전 소설의 채털리 부인을 만들어 낸다. 남편과 떨어져 살고 홀로 아이와 개를 키우는 컨셉, 일반인이 올릴만한 리뷰를 작성한다. 음식, 침대, 개 샴푸 등 다양한 제품을 리뷰한다. 몸은 고되었지만, 의욕만은 최고였다. 자신은 이 일이 맞다고 생각했다. 내게 '최적화'된 직장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곧 이 생각은 오만했다는 것이 발혀지고 만다. B기업의 살균제 사건때문이다. 자신이 포스팅 한 것을 보고 누군가 쪽지를 보냈는데, 그 사람도 살균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채털리 부인의 후기를 보고 샀고, 쪽지의 내용은 채털리 부인의 아이는 괜찮은지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나는 당혹스러웠다. B기업이 그런 제품을 만들지 몰랐고, 이러한 일이 벌어질지 몰랐기 때문이다. 자신의 후기를 보고 산 사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스스로 위로하기도 한다. 그리고 네이버에서 검색 알고리즘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최적화 블로그의 게시글이 검색 결과 상단에 나오지 않는다고, 이후 회사는 분해되고 나의 직장 생활은 끝이난다. 26개월간 일한 첫 직장생활이었다.

  

이후 다른 단편 소설도 많다. 사회 생활, 출산, 육사 등 다양한 첫 경험등을 다루고 있어 직접 읽오보면 좋을 것 같다.

  

#느낀 점

 

30대 초반의 삶이 잘 반영된 거 같다. 20대 후반에서 30대초반은 사회생활에 진입할 나이이다. 모든 것이 첫 경험이다. 첫 직장 생활, 결혼, 출산, 육아, 직장 선배의 만남, 이사 등 낯설고 새로운 세계를 가장 많이 접하는 나이대가 30대 초반의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혹스럽기도 하고, 서툴기도 하고 한편으로 경이로운 경험을 가장많이 하는 시기이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시기이면서 함부로 모험을 하지 못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모든 나이대 마다 의미가 있지만, 30대 초반의 삶은 첫 경험들의 교집합으로 존재하는 시기인 것 같다. 첫 경험들이 모여 자신의 낯선 모습, 두려운 모습과 인내심의 바닥과 바닥에 도달한 이후의 넓어진 시야로 인생을 배우는 단계가 펼쳐진다. 미래를 그리면서도 불안한 현재를 떠안고 살아야하는 가장의 모습이다. 이 소설을 보면서 나의 첫 경험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출산, 육아, 직장 생활 등 나의 첫 모습은 어떻했는지, 달달했는지 낯설었는지. 첫 경험을 다시한번 떠올려보고 싶은 사람은 이 소설을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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