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구름, 정거장에서의 충고(기형도 시집)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죽은 구름, 정거장에서의 충고 죽은 구름 구름으로 가득찬 더러운 창문 밑에한 사내가 쓰러져 있다, 마룻바닥 위에그의 손은 장난감처럼 뒤집혀져 있다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온 것처럼비닐 백의 입구같이 입을 버린 저 죽음감정이 없는 저 몇 가지 음식들도마지막까지 사내의 혀를 괴롭혔을 것이다이제는 힘과 털이 빠진 개 한 마리가 접시를 노린다죽은 사내가 살았을 때, 나는 그를 몇 번인가 본적이 있다그를 사람들은 미치광이라고 했다, 술과 침이 가득 묻은 저엎어진 망토를 향해, 백동전을 던진 적도 있다아무도 모른다, 오직 자신만이 홀로 즐겼을 생각끝끝내 들키지 않았을 은밀한 성욕과 슬픔어느 한때 분명 쓸모가 있었을 저 어깨의 근육그러나 우울하고 추악한 맨발 따위는동정심 많은 부인들을 ..